현대시.한시.

[스크랩] 月下獨酌 (월하독작) 이태백

미르뫼 2014. 6. 7. 23:12

月下獨酌1(월하독작)-이태백

 

天若不愛酒 (천약불애주) 하늘이 술을 좋아하지 않으면

酒星不在天 (주성부재천) 하늘에 酒星(술별)이 없을 것이며

地若不愛酒 (지약불애주) 땅이 술을 좋아하지 않으면

地應無酒泉 (지응무주천) 땅에 응당 酒泉(술샘)이 없어야 하리

天地旣愛酒 (천지기애주) 하늘도 땅도 원래 술을 좋아하거니

愛酒不愧天 (애주불괴천) 술 좋아함이 하늘에 부끄럽지 않노라

已聞淸比聖 (이문청비성) 이미 듣기로 청주는 성인에 비할만하고

復道濁如賢 (부도탁여현) 거듭 말하거니와 탁주는 현인과 같아라

聖賢旣已飮 (성현기이음) 성인도 현인도 이미 다 마셨거늘

何必求神仙 (하필구신선) 꼭 신선을 구해야 할 이유 무엇인가

三盃通大道 (삼배통대도) 석 잔이면 대도에 통하고

一斗合自然 (일두합자연) 한 말이면 자연과 하나 될지니

但得醉中趣 (단득취중취) 애오라지 취중의 뜻 알았거든

勿謂醒者傳 (물위성자전) 술 안 마시는 자에겐 전하지도 말게나

  

 

月下獨酌2(월하독작)-이태백

 

花間一壺酒 (화간일호주) 꽃 새에 놓인 술 한 동이

獨酌無相親 (독작무상친) 따라주는 친구도 없이 홀로 마시노라

擧盃邀明月 (거배요명월) 잔 들어 밝은 달을 맞이하고

對影成三人 (대영성삼인) 그림자 대하니 세 사람 되었고녀

月旣不解飮 (월기불해음) 달이야 본래 술 마실 줄 모르거늘

影徒隨我身 (영도수아신) 그림자만 부질없이 날 따라 마셔대누나

暫伴月將影 (잠반월장영) 잠시 달과 그림자 벗되어 노니나니

行樂須及春 (행락수급춘) 모름지기 행락이 봄과 함께한 듯 흥겹고야

我歌月排徊 (아가월배회) 내 노래 소리에 밝은 달 머뭇거리고

我舞影凌亂 (아무영능란) 내 춤 그림자 어지러운듯 흔들리매라

醒時同交歡 (성시동교환) 취하기 전 우리 함께 즐거움 나눴지만

醉後各分散 (취후각분산) 취한 연후엔 각기 흩어져 헤어질지니

永結無情遊 (영결무정유) 주고받은 정 없어도 맺은 인연 영원하여

相期邈雲漢 (상기막운한) 아스라한 미리내에서 상봉 기약할거나.

 

 

 

 

月下獨酌3(월하독작)-이태백

 

三月咸陽城 (삼월함양성) --- 3월이라 함양성에

千花晝如錦 (천화주여금) --- 온갖 꽃 백주의 비단 같은데

誰能春獨愁 (수능춘독수) --- 무엇이 봄날 홀로 슬프게 하는가

對此徑須飮 (대차경수음) --- 이럴 때 대하기 쉬운게 그저 술이라

窮通與修短 (궁통여수단) --- 수양이 부족하면 궁통이 허락되니

造化夙所稟 (조화숙소품) --- 조화로움이 예로부터의 천품일세

一樽齊死生 (일준제사생) --- 한 통의 술이 생사를 가르거늘

萬事固難審 (만사고난심) --- 세상만사 참으로 알기 어렵네라

醉後失天地 (취후실천지) --- 술에 취해 천지 분간 못하고

兀然就孤枕 (올연취고침) --- 널부러진듯 쓰러져 홀로 자노라면

不知有吾身 (부지유오신) --- 내 몸 있는 것도 모를지나

此樂最爲甚 (차락최위심) --- 이 즐거움이 진실로 으뜸이로고.

 

 

月下獨酌4(월하독작)-이태백

 

窮愁千萬端 (궁수천만단) --- 근심 걱정은 천 갈래 만 갈래

美酒三百杯 (미주삼백배) --- 빛 고운 술은 삼백 잔뿐이로다

愁多酒雖少 (수다주수소) --- 근심은 많고 술은 비록 적지만

酒傾愁不來 (주경수불래) --- 술잔 기울이면 근심 오지 않으니

所以知酒聖 (소이지주성) --- 술 좋아하는 이유 짐작 하리라

酒堪心自開 (주감심자개) --- 술 좋아하면 마음이 절로 열릴진대

辭粟臥首陽 (사속와수양) --- 녹봉도 마다하고 수양산에 은거하며

屢空飢顔回 (누공기안회) --- 처지 곤궁하면서도 굶주린 안회여

當代不樂飮 (당대불락음) --- 살아생전 술 마시기 좋아하지 않고

虛名安用哉 (허명안용재) --- 헛된 이름 남긴들 무슨 소용 있던가

蟹敖卽金液 (해오즉금액) --- 게의 집게발이 바로 금액이요

糟丘是蓬萊 (조구시봉래) --- 술지게미 더미 무릇 봉래산이어라

且須飮美酒 (저수음미주) --- 모름지기 빛 고운 술까지 마셨거늘

乘月醉高臺 (승월취고대) --- 높은 대에서 달을 타며 취해 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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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태백의 산중답속인

 

 

이태백의 산중답속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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問余何意棲碧山

어찌하여 푸른 산에 사느냐고 묻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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笑而不答心自閑

웃으며 대답하지 않아도 마음 절로 한가롭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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桃花流水杳然去

 물 따라 복사꽃잎 아득히 흘러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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別有天地非人間

이곳이야말로 딴 세상이지 속세가 아니라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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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시에서

 

 

 

 

 

 

이태백과 도연명


봄이 한창 무르익어 간다. 온 세상이 꽃으로 뒤덮고 새들은 노래로 화답한다. 이런 때는 누구라도 시인이 안 될 수 없다.


붓글씨와 관련 없는 사람이라도 봄에는 옛사람들의 멋진 시 한 구절쯤은 읊을 수 있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몇 개의 유명한 시를 소개해 본다.

여기 소개하는 시들은 붓글씨 작품의 소재로 많이 활용된다.


복사꽃 붉은 꽃잎위에 새들은 지저귀는데, 집 둘레 청산 사이론 푸른 아지랑이 어렸네.


桃花紅雨  鳥喃喃  繞屋靑山  間翠嵐


고려시대 정지상의 “醉後”라는 시의 앞부분이다. 제목을 보면 봄날 경치가 너무 아름다워 술 한 잔 걸치고 나서 읊은 詩이다.


이번 주와 다음 주에는 한자가 꽤 많이 나온다. 독자 여러분의 한자 실력이 높을 것으로 알고 한자에 음을 달지 않았다.


다음은 당나라 현종시대 이 태백과 함께 명성을 날렸던 王維의 “竹里館”이라는 시다.


그윽한 대나무 숲속에 홀로 앉아, 거문고 뜯고 긴 휘파람 불어보니, 숲이 깊어 아무도 모르는데, 오직 명월만이 찾아와 비춰주네


獨座幽篁裡  彈琴復長嘯  深林人不知  明月來相照

다음의 시는, 옛사람들이 첫 손가락으로 꼽는 애송시이며, 서예 하는 사람들이 좋아하는 글이다.


제목은 이 태백이 지은 유명한 “山中問答”

 

“問余何事棲碧山하야  笑而不答心自閑이라,

 桃花流水杳然去하니 別有天地非人間이라”


“왜 이런 깊은 산골에서 사느냐고 물으면, 아무대답도 안하고 그저 웃기만 하니, 마음이 저절로 한가롭네.

복사꽃 흐르는 물 따라 아득히 내려 가보니, 인간세상에서는 볼 수 없는, 신선이 사는 별천지가 있네” 


외워두면 좋은 재산이 될 것이다. 위에 선보인 작품 사진은 이 시의 뒷부분이다.


이 작품에서는 큰 글씨 작은 글씨, 굵은 글씨 가는 글씨, 두 글자씩 이어서 흘러내리는 흐름과 공간배치를 눈여겨보기 바란다.


시를 읽을 때 전체를 다 외울 수는 없다. 다만 그 중에서 유명한 글귀 한 두 개만 외워 두면 언제든지 활용할 수 있다.


이 시에서 보면 “笑而不答”이라는 유명한 말이 나온다.

“상대방이 짓궂게 묻더라도 입장이 곤란할 경우, 그저 빙그레 웃기만 하고 대답은 안하고 피할 때” 인용한다. 많이 쓰는 말이다.


“桃花流水”라는 말도 유명하다. 복사꽃 흐르는 물이라는 뜻이다.

복사꽃이 흐드러지게 피었다가 바람에 흩날려 떨어지면서 흐르는 계곡물이 얼마나 멋지겠는가?


“別有天地 非人間”이라는 구절은 사람이 살지 않고 신선들이 사는 곳이라는 뜻 - 경치가 대단히 아름다울 경우 인용하면 좋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깨끗하게 보존된 섬진강에 가 보라. 강물은 푸르고 온 천지가 복사꽃으로 뒤덮여 있다. 여기야말로 桃花流水杳然去요 別有天地非人間이다. 이태백은 2주 후에 다시 소개한다.


자연과 관련해서는 도연명의 “歸去來辭” 를 빼 놓을 수 없다.

과거에는 그저 유명한 시라고 배웠을 뿐이었다. 그러나 나이 들어 읽어보면 우리의 폐부를 찌르는 최고의 名詩이다.


읽으면 읽을수록 가슴에 감동을 준다. 열 번, 스무 번 자꾸만 더 읽어보고 싶은 충동을 일으킨다.


405년 東晋시대 41살의 나이에 평택현 시골에서 지사라는 벼슬을 하고 있었다. 봉급은 쌀 다섯 말에 불과한 자리였다.


그러던 중 어느 날, 시골 감독관이 파견 나오면서 그에게 의관을 정재하고 영접하라는 지시가 떨어졌다. 그는 시골의 소인배에게 허리 굽힐 수 없다고 하며 그날로 사직하고 고향으로 돌아간다.


청렴과 올바른 義를 앞세우며 바르게 살려는 그의 높은 기개가 넘치는 내용이다.


         ...........중간 생략...........

아, 내가 지금까지는 고귀한 정신을 육신의 노예로 만들었구나. 어찌 슬퍼하며 서러워만 할 것인가? .....................생략


내가 인생길을 잘못 들어 헤맨 것은 사실이나 이제 바른 길을 찾았네. 지난날의 벼슬살이가 그릇된 것임을 알았네..................생략


돌아가자 돌아가. 고향으로 돌아가자. 고향으로 돌아가서 깊은 골짜기 시냇물을 찾아가고 험한 산을 넘어 언덕을 지나가리라.

따뜻한 봄날, 나무는 즐거운 듯 생기 있게 자라고, 샘물은 졸졸 흐르네......생략


어찌 내 마음을 대자연의 섭리에 맡기지 않으리. 이제 와서 뭣 때문에 새삼 초조하고 황망스런 마음으로 무엇을 욕심 낼 것인가?

돌아가자 돌아가, 고향으로 돌아가자....................생략


이 시는 너무 길어서 전체를 소개할 수 없다. 그리고 한자를 소개하는 일도 역시 양이 너무 많아서 생략하기로 한다.

다만 그 전체적인 맥락에서 의미와 뜻만을 알아보는 것으로 하자.


요즘 권력을 쥔 사람들을 보자.  권력에다 돈까지 모두 손에 쥐려고 너무 욕심내다가 유명 인사들이 줄줄이 쇠고랑 차는 세상이다.

그것을 보면서도 “나는 괜찮겠지” 하고 손을 내민다.


욕심을 버리고 마음을 비우자. 그 대신 자연으로 돌아가 인생을 아름답게 가꾸어 보자.


이태백의 “山中問答”과 도연명의 “歸去來辭”는 우리를 향해서 이렇게 충고하는 것 같다.


“인간사 무엇을 욕심내는가? 권력도 좋고 돈도 좋고 명예도 좋지. 그러나 마음을 비우소 자연과 벗하는 것, 이것이야말로 가장 좋은 일 아닌가?”

 

출처 : 시나브로
글쓴이 : Simon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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