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지가 바로 저긴데 / 이은상
고난의 운명을 지고, 역사의 능선을 타고,
이 밤도 허위적거리며 가야만 하는 겨레가 있다.
고지가 바로 저긴데 예서 말 수는 없다.
넘어지고 깨어지고라도 한 조각 심장만 남거들랑
부둥켜 안고 가야만 하는 겨레가 있다.
새는 날 핏속에 웃는 모습 다시 한번 보고 싶다.
요점 정리
지은이 : 이은상
갈래 : 현대 시조, 연시조
성격 : 의지적, 기원적,
구성 :
1연 : 고지 탈환의 의지
2연 : 민족사의 시련을 극복한 미래의 모습
제재 : 고지, 국토 분단의 민족 수난
주제 : 통일을 염원하는 민족의 의지, 조국 통일의 민족적 염원과 의지, 민족사의 고난 극복의 의지
특징 : 字數(자수)를 깨뜨린 파격, 구별 배행 시조
출전 : 자유문학 창간호(1956.5)
내용 연구
고난의 운명 : 분단된 조국 현실
역사의 능선 : 조국을 통일해야 하는 역사적 사명, 은유법
밤 : 분단된 조국 현실, 조국의 온갖 역경, 어두운 현실
고난의 ∼ 능선을 타고 : 역사적으로 험난했던 우리 민족의 지나온 길
허위적거리며 가야만 하는 겨레 : 어려운 현실에 직면한 겨레(국토 분단) 즉, 모든 악조건과 역경을 참고 견디면서,
반드시 오고야 말 목표 달성을 위해 한 을 간직하고, 중단 없는 전진을 계속해야 한다고 호소
고지 : '고지'는 '새는 날'과 더불어 우리 온 겨레의 의지를 표상하는 말로 '조국 통일이 이루어지는 날' 또는 '조국 통일'을
의미한다.
넘어지고 깨어지고라도 : 어떠한 고난이 닥치더라도
조각 심장 : 조국을 사랑하는 의지와 정열, 조국애(祖國愛)
부등켜 안고 : 일심(一心) 단결(團結)하여
-야만 하는 겨레가 있다 : 반복되어 당위성, 운명성을 강조하면서 호소력을 발휘,
새는 날 : 남북통일이 되는 날
피 : 시련, 희생
새는 날 핏속에 웃는 모습 : 조국 통일의 성취를 통해 기쁨을 나누는 민족의 환희의 모습
다시 한 번 보고 싶다 : 8·15 해방 때에 한 번 보았고, 남북 통일은 두 번째이므로
이해와 감상
1954년 그믐날 밤에 쓴 송년시이다.
6·25 동란으로 인해 민족의 고난을 의지와 투지로 극복하도록 다짐하고 있는 시조이다.
'고난, 능선, 고지, 심장' 등의 관념적인 시어로 서술되었으나, 민족 현실의 상황을 제시하고 민족정신의 한 강한 의지는
깊은 감동을 주고 있으며, 고시조에서 볼 수 없는 시조 형식의 대담한 파격을 보이고 있으며, 역동적인 시어 '능선, 고지, 핏속,
심장' 등이 시적 긴장감을 더하고 있다.
또한 '역사의 능선'은 우리 민족의 시련, '밤'은 암담한 국토 분단의 현실, '고지'는 조국 통일, '심장'은 민족혼,
'새는 날'은 조국 통일의 성취 등을 암시하고 있다
그리고, 역경과 고통이 스미는 아픔이라도 '예서 말 수는 없다'는 강렬한 신념과 의지로 인생을 꽃피워 보자는 호소를 하고
있는 듯하다.
국토 분단의 현실적 상황에서의 강렬한 새 역사 창조의 의지가 실천되었을 때 진정한 민족의 웃음은 꽃피리라는 뜻으로
종장을 마무리 짓고 있다.
이은상은 그의 자신의 글에서 '고지가 바로 저긴데'라는 시조를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수난(受難)하는 민족(民族)이다.
통일과 번영을 위해 싸우는 민족(民族)이다.
지금 이 밤에도 쉬지 않고 싸우는 것이다.
기어이 고지를 점령(占領)해야 한다.
우리가 말하는 고지는 자유(自由)와 평화(平和)와 승리(勝利)를 전취(戰取)할 수 있는 지점을 이름이다.
우리는 그 고지를 바라보며 달리는 것이다.
바로 그 고지가 우리 눈앞에 있다.
그러므로 여기서 우리들의 행진을 포기할 수 없다.
중단해서는 안 된다.
끝까지 그 고지를 점령해야 한다.
이것이 제 1연의 뜻이다.
그 당시 우리는 패배(敗北)의 쓴잔을 맛보았었다.
가는 곳마다 처참한 전쟁의 자취 뿐이요, 그 중에서도 서울은 완전히 폐허(廢墟)가 되었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남아 있는 것이 있었다.
깨뜨릴 수 없는 심장이었다.
여기서 말하는 심장은 나라 사랑하는 의기와 정열을 이름이다.
그것이 우리들에게 가장 소중한 보배인 것이다.
그것만 있으면 다시 살아날 것이기 때문이다.
그 심장을 안고 가자. 반드시 우리에게는 영광의 시대가 오고야 말 것이다.
우리는 내일을 향해서 간다. 이 유혈 속에서 통일과 번영의 내일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굳이 그것을 노래하고 싶었다.
이것이 제2연의 뜻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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