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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 선비 -옛 것에서 새 것을 찾는다

미르뫼 2013. 6. 11. 01:01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 선비

옛 것에서 새 것을 찾는다

동양의 지식인들은 통시대적으로 사회적, 정치적 중심 역할을 수행했다. 춘추전국시대에 형성된 제자 백가 사상의 논리들은 인류가 생각해 낼 수 있는 제사상의 원론을 기본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그 사상들의 다양성에도 불구하고 유가 사상이 중국의 통치 이데올로기로 자리잡을 수 있었던 것은 그 사상이 갖고 있는 여러 가지 특징적 면모에 기인한다. 우선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이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의 정신이다. ‘옛 것을 제대로 알고서 새로운 것을 안다’는 기본적인 태도야말로 안정성의 기초이다.

인류의 삶은 시행착오의 연속선 상에서 전개되고 있다.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는 지나간 일을 제대로 알아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역사에 대한 중시였고, 거기서 강조된 것이 경경위사(經經緯史) 정신이다. 경전의 진리를 영원히 불변하는 것으로 전제하여 날줄로 인식하고, 시대에 따라 그 양상이 변화하는 역사를 씨줄로 인식함으로써 경전과 역사를 날줄과 씨줄의 관계로 엮은 것이 경경위사의 정신이다. 예컨대 진선미(眞善美)라든가 효도와 같은 인류 보편적인 진리는 아무리 세상이 바뀌어도 변함이 없는 것이지만 그것을 추구하는 방법은 시대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철학(경학)과 역사를 상호 보완하여 인간사를 파악하는 경경위사의 정신은 동양 사회가 면면하게 지켜 온 인문 정신이며 동양의 정신 문화를 고양시킨 토대가 된다. 새로운 시대가 열릴 때마다 이 정신은 조금씩 논리를 보강하면서 새 시대의 대응 논리로 기능한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만 살펴보더라도 18세기 박지원에 의해 제창된 법고창신(法古創新)의 논리라든가 19세기 동도서기론(東道西器論), 1894년 갑오경장 후 제기된 구본신참(舊本新參)의 논리가 모두 그러한 인식에 근거한다. 그러나 이러한 서세동점의 대응책들은 20세기 제국주의의 틀 속에 함몰되거나 근대화의 거센 물결에 휩쓸리게 되고, 동양 사회는 1세기 이상 서구 이념의 각축장이 되어 표류하게 된다.

서세동점의 길고도 긴 터널에서 동양 사회가 빠져 나오려는 현시점에서 우리가 다시 살려 내야 하는 정신 중의 하나가 경경위사의 정신이다. 식민지화 이전 시대인 조선시대의 역사를 진지하게 탐구하는 일과, 그 시대 사상인 유학,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성리학에 대한 성찰이 요구되는 것이다.

 

 

 

출처 : 고방 서예마을
글쓴이 : 古方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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