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시.한시.

[스크랩] 귀거래사 -- 歲月不待人(세월부대인)

미르뫼 2018. 1. 13. 08:04

 

 

歸 去 來 辭 

 

 

歲月不待人(세월부대인)

 

공자가 제나라 왕도인 臨淄(임치)에 이르기 전 濟水(제수)라는 강가에 이르러

 강물 소리인지 사람소리인지 창자를 끊는 것 같은 소리가

바람타고 들렸다 흐려졌다 하는 것이었다. 

공자는 소리 나는 곳을 향하여 가니

한 중년을 넘긴 한 남자가 가슴을 뜯으며 소리도 못내고 있다간

그러다가 한꺼번에 터져 나오는 소리로 울어대는 것이었다.

그 사람은 丘吾子(구오자)라는 사람이었습니다.

 그 사연인 즉,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세 가지 실책을 이제야 깨달아,

그것을 뉘우친들 무슨 소용이 있냐마는 너무나 안타까워 이리 우는 것이랍니다.

 첫째는 젊어서 학문을 좋아하여 천하를 두루 돌아다니다가

집에 돌아와 보니 부모님이 돌아가셨더랍니다.

하루하루 나를 자식새끼라고 문기대어 기다리시며 한숨을 쉬셨을 어머님과

그 한숨에 가슴 속이 한풀한풀 베껴지셨을 아버님을 생각하니

하늘을 이고 살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손으로 나무를 할키고 땅을 파헤치면서

보고픈 안쓰러움과 한을 풀 길이 없어서 이렇게 울어대는 것이랍니다.

 

또하나는 제가 섬긴 제나라 임금이 교만하고 사치하여

어진 선비를 물리치시고 백성을 배곯아 고통스럽게 하였으니,

이는 신하의 책임이라 그것을 바로 세우지 못하였으니 이것이 두 번째입니다.

 마지막으로 나는 평생토록 친구들을 敦厚(돈후)하게 사귀었으나

 富와 貴에서 물러나니,

지금은 다 떨어져 나가고 이젠 저 홀로이니 이게 세 번째 실책입니다.

 

 그리고 구오자는 유명한 말을 남겼으니

 

“나무는 고요히 있고자 하여도 바람은 멈추지 않고,

 자식은 부모를 봉양하려 하나 부모님이 기다려 주지 않습니다.

---樹欲靜而風不止(수욕정이풍부지) 子欲養而親不待(자욕양이친부대)


 구오자는 긴 한숨을 쉬면서

 “가버리면 다시 돌아오지 않는 것이 세월이며, 다시 뵈올 수 없는 것이 부모입니다.” 하고 말을 마치자 강물에 몸을 던졌더랍니다.

 그 옛날에 공자도 지금의 우리도 가슴이 저려지기는 마찬가지로 하나입니다. 

‘가버리면 다시 돌아오지 않는 것이 세월’이란 구오자의 말을 인용하여

 도연명은 그가 남긴 불후의 명작 <귀거래사>에서 ‘歲月不待人’으로 다시 살아난다.


 

 

歲月不待人(세월부대인)



人生無根蔕(인생무근체)   인생은 뿌리도 꼭지도 없이

                     蔕(체): 가시.꼭지.배꼽


飄如陌上塵(표여맥상진)  정처 없는 길가의 티끌과 같다.

    飄(표):회오리 바람  陌(맥):두렁.길.거리 塵(진):티끌.속세     


分散隨風轉(분산수풍전) 바람 따라 흩어져 날아가니

隨(수): 따르다. 좇다. 轉(전): 구르다. 회전하다


此已非常身(차이비상신) 일정한 몸 있다고 할 수 없다.

已(이):이미. 말다.버리다

樂地成兄弟(낙지성형제) 땅 위에 떨어져 형제가 되니


何必骨肉親(하필골육친) 어찌 골육만을 친하리요.


得歡當作樂(득환당작락) 기쁜 일엔 즐거워 하고


斗酒聚比隣(두주취비린) 말술을 마련해 이웃을 모으리

聚(취):모이다.모으다. 比(비):따르다.좇다. 鄰(린): 이웃

 

盛年不重來(성년불중래) 젊음은 다시 오지 않고


一日難再晨(일일난재신) 새벽도 하루에 두번 올 수 없으니

晨(신):새벽.아침


及時當勉勵(급시당면려) 이때를 맞어서 공부하고 일하세.

及(급):미치다.이르다. 勉(면):힘쓰다.권하다.


歲月不待人(세월부대인) 세월은 사람을 기다려 주지 않는다네.



도연명(陶淵明) 중국 東晉의 시인 (365~427)



출처 : 언어뿔났다.
글쓴이 : 金 潤 원글보기
메모 :

'현대시.한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조선시대 쌍벽을 이루는 풍속화가  (0) 2017.09.24
김시습 詩 65 편  (0) 2017.09.24
[스크랩] 척주동해비 해석  (0) 2017.02.05
도산 월야영매  (0) 2015.12.15
황학루[최호]  (0) 2014.1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