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

[스크랩] 고려불화의 재발견

미르뫼 2013. 9. 25. 00:52

고려불화의 재발견 - 국립중앙박물관 <고려불화대전>

 

이 글을 동국대학교 박물관장 정우택 교수님께 감사의 예를 갖추어 올립니다.

 

20`10.10.28일, 경남 양산 통도사에서 서울 국립중앙박물관 <고려불화대전> 특별전을 참배할 기회를 마련해 준 덕분에, 지난번 통도사성보박물관의 <가가미진자 수월관음도>에 이어 두번째로 고려불화 진품을 친견할 수 있는 행운을 얻게 된 데 감사드립니다.

 

             <1310년 작 수월관음도>                                                 <1505년 작 모나리자>

 

 

 

동서고금을 통털어 세계최고의 명화는 프랑스 루부르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모나리자가 그려진 것이 1505년.

그러나 이보다 200여년이나 앞선 1310년에 그려진 고려불화 <가가미진자 수월관음도>를  보고나서는 일찌기 서양인들에게 알려지지 않았던 우리나라의 고려불화가 모나리자 못지 않은 명화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고려불화의 대부분이 해외에 소장되어 있는 관계로 어쩌면 다시 볼 수 없다는 현실에 매우 가슴아팠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그러던 것이 이번에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국내외에 소재가 확인된 고려불화 160점 중에서 70여점을 한자리에 전시하는 <고려불화대전>을 G20 세계정상회의에 맞추어 특별히 마련하였다니 그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수년 전 통도사박물관대학에서 정우택 교수님을 모시고, 6개월 한학기  동안 고려불화 강의를 듣게 되었고,  귀중하게 마련한 슬라이드로 정성껏 강의해 주신 열강에 고무되어 고려불화의 아름다움에 눈뜨게 되었는데, 이번 특별전에서 그 때 강의해 주셨던 내용들을 진품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게 되어 의의가 더욱 깊었습니다.

그 때의 강의에서 입이 딱 벌어지게 놀랐던 고려불화의 섬세함이 이번에 진품으로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이 그림에는 <만오천불>이라는 글씨가 보입니다.그런데 확대경으로 자세히 들여다보면, 글씨와 그림 그리고 배경에 이르기까지 모두 일만오천명의 부처님으로 그림이 그려져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기막힌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가사의 붉은 무늬에 금빛이 둥글게 보이는 것들이 자세히 들여다 보면 모두 한분의 부처님 얼굴입니다.

배경의 밝은 부분에 둥근 모양도 모두 부처님 모습입니다.

 

 

글자며 바같에도 모두 부처님이 그려져 있습니다.

크게 확대해서 들여다 보면 아래와 같이 뚜렷하고 선명하게 그려져 있습니다.

이 끈기야말로 어쩌면 우리민족의 자랑거리가 아닐 수 없습니다.

 

 

 요즈음으로 치면 기네스북의 기록에 도전할만한 일화가 생각납니다.

옛날, 붓글로 글씨를 쓰는 명필들이 내기를 하였는데, 한 사람이 콩 반쪽에다 오언절구를 써 내어 솜씨를 뽐냈더니, 맨 나중에 한 사람이 깨알에다 칠언율시를 써 보였다는 고사를 떠올리게 하는 작품이 여기 있었습니다.

이 그림 속에는 무려 1만5천명의 부처님으로 그림이 완성되어 있었으니 이 그림이야말로 지극한 신심의 정수를 대하는 외경, 바로 그 자체였습니다,

 

저는 두 가지 관점으로 이번 전시를 관람했는데, 첫째는 지난 번 통도사에서 전시한 <가가미진자 수월관음도>가 고려불화에서 어느정도의 가치와 위치를 가지는 작품인지?

두번째는 고려불화에서 볼 수 있는 구원의 장면을 담은 내영도는 어떻게 그려져 있는지를 확인하고 싶었습니다.

 

 

 

삼성그룹의 창업자 고이병철회장의 아호를 따서 호암미술관으로 불리다가 리움미술관으로 이름을 바꾼, 리움미술관이 소장한 <아미타내영도>입니다.

세월의 무게를 실감할 수 있을 정도로 빛바랜 작품이었습니다만 작품의 가치는 함께 전시된 외국의 내영도와 비교해 볼 수 있어 매우 돋보였습니다.

 

 

 

 

그 옆에 전시된 작품에서는  2명의 영혼이 등장합니다.

먼저 죽은 영혼은 빛의 통로 속으로 중간 쯤 올라가고 있고, 이제 막 죽은 영혼은 빛에 닿아 올라갈 채비를 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흥미로운 것은 리움미술관의 내영도에서 나타난 빛은 한 줄기 직선에 가까운 광선의 형태인데, 여기서는 곡선으로 그려져 있습니다.

또다른 내영도에서는 부부를 동시에 맞이하는 모습도 보입니다.

그리고 일본의 내영도에서는 사방으로 빛이 뻗어나가면서  동시다발로 많은 사람을 구제하는 내영도가 전시되어 저의 궁금증을 어느 정도 해소시켜 주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번에 어렵게 모셔온 이 작품에  여들어 찬사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수월관음의 파격적인 표현에 경이로움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보타낙가산의 경전해석에 새로운 시야를 열어 작품성을 돋보이게 한 창의적인 작품이라고 해야 하겠지요.

배경의 광배가 마치 촛불의 불꽃을 형상화한 듯이 보이기도 하고, 물방울이 떨어질 때의 모양 같다고도 해서 <물방울 관음>이라는 별명이 붙은 고려불화의 수작이랍니다.

이 작품을 모셔오게 된 경위에 대햐서는 다음 인용문이 참고가 될 것 같습니다.

 

<고려 불화 한 점만 봐도 불보살이 된다는데 60여점을 한꺼번에 보면 성불(成佛)하지 않겠나 생각합니다. " G20 기념 고려불화대전을 준비한 최광식 국립중앙박물관 관장의 말이다.

고려 불화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종교예술품으로 당시 동아시아에서 독보적인 미의 세계를 창조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남아 있는 고려 불화는 160여점으로 추정된다. 국내에 10여점이 있음을 감안했을 때 61점이나 되는 고려 불화가 한 자리에 모이는 것 자체가 사건이 아닐 수 없다.

특히 일본 센소지(淺草寺) 소장 '수월관음도',네즈(根津) 미술관 소장 '지장보살도',오타카지(大高寺) 소장 '관경16관변상도' 등은 국내에 처음으로 공개되는 작품이다. '수월관음도'는 일본 현지에서도 공개하지 않아 일본 학자들조차 보지 못한 작품으로 고려 불화의 백미다. 처음엔 특별전 출품을 거부했지만 수월관음도를 본 순간 몸을 엎드려 삼배를 올리는 최 관장을 보고 감복을 받아 700년 만에 귀향할 수 있었다. 은은한 녹색의 물방울 모양 광배 안에 서 있는 관음보살을 실제로 보고 있자니 실로 신공(神功)에 가까운 찬란함에 머리가 절로 숙여진다. 또다시 재회하는 데 얼마의 시간이 걸릴까. >  

출처 : 무릉도원<양산>
글쓴이 : 도원장(무릉도원)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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