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살자는 아들의 청을 받아들였다.
나는 아늑하고 편안한 아들네 집에서
돌아오는 저녁때를 기다렸다.
아이들이 있어 집안 분위기가
늘 숙제하느라 바빴다.
하루에 한 번 저녁시간에
식사 분위기는 대체로 딱딱했다.
가끔 어린 손자가 학교에서 일어난 일을
즐거웠는데 말이다.
차를 마실 때라도 두런두런
나는 잠이 오지 않아도 내 방에 가야했다
그러던 어느 날, 이웃 노인 몇 사람과
시간가는 줄 몰랐다.
그러다 저녁에 퇴근한 며느리에게
며느리는 진수성찬을 차려 올렸다.
그런데 이튿날 아침, 아들이
"앞으로 그러지 마세요."라고 말했다
언젠가부터 나는 자주 배가 고팠다.
냉장고에는 내가 먹을 만한 간식이 없었다
그래서 나는 매일 늙은 행상한테서
만두장수와 얘기 나누는 것도 즐거웠다.
어느날 만두장수는 내게 줄 거스름돈이 모자라
생각할 거에요."라고 말했다.
그렇게 2년이 흘렀다
더 심해져 병원에 갔더니 당뇨병이라고 했다
아들은 "너무 많이 드셔서
그 병에 걸린 겁니다."라고 충고했다.
며칠 뒤, 내 몸은 회복됐지만 마음은 뒤숭숭했다.
그러다 문득 마누라 장례식 때 보고
양로원 생활이 즐겁다고 했다
같은 연배의 늙은이들과 산책하고 요리도 하고
만족한 표정을 지었다
내가 들어갈 방도 있냐고 묻자 친구는
"자네는 아들과 더불어 만년을 편하게 즐기게."
라고 말했다.
나는 그 친구의 말에 공감했지만
그것으로 족하지 않은가.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주섬주섬 짐을 꾸렸다.
옛 친구들이 있는 곳으로 가기 위해….
[옮긴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