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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고개를 숙이면 부딪치는 법이 없다

미르뫼 2014. 5. 30. 23:24

 

 

 

고개를 숙이면 부딪치는 법이 없다



열 아홉의 어린 나이에 장원급제를 하여
스무 살에 경기도 파주 군수가 된 맹사성은
자만심으로 가득 차 있었다



어느 날 그가 무명선사를 찾아가 물었다
"스님이 생각하기에 이 고을을 다스리는 사람으로서
내가 최고의 덕목으로 삼아야 할 좌우명을 말씀해 주십시오"




그러자 무명선사가 대답했다
"그건 어렵지 않지요
나쁜 일을 하지 말고 착한 일을 많이 베푸시면 됩니다"




"그런 건 삼척동자도 다 아는 이치인데
먼 길을 온 내게 해 줄 말이 고작 그것 뿐이오?"

맹사성은 거만하게 말하며 자리에서 일어나려 했다



그러자 무명선사가 차나 한 잔 하고 가라며 자리에 앉혔다
그는 못 이기는 체 자리에 앉았다
그런데 스님은 찻물이 넘치도록 그의 찻잔에
자꾸만 차를 따르는 것이 아닌가



"스님, 찻물이 넘쳐 방바닥을 망칩니다"
맹사성이 소리쳤다
하지만 스님은 태연하게 계속 찻잔이 넘치도록
차를 따르고 있었다



그리고는 잔뜩 화가 나 있는 맹사성을
물끄러미 쳐다보며 말했다
"찻물이 넘쳐 방바닥을 적시는 것은 알고,
지식이 넘쳐 인품을 망치는 것은 어찌 모르십니까?"




스님의 이 한 마디에
맹사성은 부끄러움으로 얼굴이 붉어졌고
황급히 일어나 방문을 열고 나가려고 했다.



그러다가 문에 세게 머리를 부딪치고 말았다
그러자 스님이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고개를 숙이면 부딪치는 법이 없습니다"




千年鶴  / 대금 
 





출처 : 너에게 편지를
글쓴이 : 동산마술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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