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크렁은 강아지풀처럼 생긴 큰 벼과식물이다.
들이나 길가에서 아주 흔하게 보이는 여러해살이풀이기도 하다.
풀인데, 그냥 풀인데 야생화에 들어갈수 있을찌 조심스럽다.
9-10월에 피는 꽃을 보면, 꽃 같기도 하고 아닌 것도 같다.
꽃이삭은 원기둥 모양이고 작은 가지에 1개의 양성화와 수꽃이 달린다는 설명이 있지만
내가 본 것은 갈색의 수꽃과 흰색의 암꽃으로 추정되는 꽃을 보았다.
수크렁이란 이름은 어디서 나왔을까?
원래 '그령'이라는 풀이 있는데 흔히 '암그령'이라고도 불린다.
암그렁은 이삭들을 모아 묶어 방빗자루로 사용하였는데
촘촘하고 부드러워 방을 쓸기에 좋고 질기기도 하다고 한다.
잎사귀나 줄기를 메어 지나가는 사람을 넘어지게 하여 나온 이름으로 '그러매다'에서
'그렁'이라 부르다가 다시 '그령'이 되었다.
이 그령이라는 풀보다 억세고 꽃이삭 모양이 남성스러워 '숫그령'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여기서 숫그령은 암꽃 수꽃의 개념과는 관계가 없다.
숫그령은 발음상 수크렁이라고 불리우게 되었다.
수크렁의 학명은 Pennisetum alopecuroides이다.
속명인 Pennisetum은 라틴어의 우모(羽毛): 깃털이란 뜻의 Penna와
가시털(刺毛)이라는 뜻의 seta의 합성어로 꽃이삭이 많은 털로 되어 유래된 이름이다.
종소명인 alopecuroides는 'alopecuus(둑새풀속)과 비슷한'이란 뜻이다.
수크렁이란 풀은 결초보은(結草報恩)의 풀이다.
맺을 결(結), 풀 초(草), 갚을 보(報), 은혜 은(恩)
풀을 매어서 은혜를 갚는다는 뜻이다.
춘추좌씨전에 진의 위무자는 병이 들어서 아들 위과에게 유언을 하였다.
자기가 죽으면 젊고 아리따운 후처(위과의 서모)를 다른 곳으로 개가시켜달라고 했다.
후에 병이 악화되어 죽기 전에 다시 유언을 하는데
자기 혼자 저 세상으로 가기에는 너무 외로우니
후처를 같이 묻어 순장시켜달라고 한다.
순장은 4천여년전의 중국에서 흔히 있는 풍습이었다.
아버지가 돌아가시자 위과는 어느 유언을 다를 것인지 고민이 되었으나
아버지가 더 정신이 건강했을 때의 유언을 따라서
서모를 순장시키지 않고 개가시켰다.
그 뒤 전쟁이 나서 진의 두희와 싸우는 위태로운 지경에 위과는 처하게 되었는데
적군의 앞길에 풀을 묶어놓아서 적 두희가 걸려 넘어지게 되고
위과는 공을 세우게 되었다.
꿈에 서모의 아버지 혼령이 나타나서 자기 딸을 개가시켜준 은혜를 갚기 위해
수크렁이란 풀을 묶어 딸의 은인을 구해주었다고 한다.
진나라 위과의 고사에서 유래된 결초보은의 풀 수크렁이
지금 가을 들판에서 꽃을 피우고 있다.
우리는 '이 은혜는 잊지않고 있다가 언젠가 반드시 결초보은하겠습니다'라는 말을 가끔 듣을 때마다
수크렁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아름다운자연과 그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아름다운 금강산의 사계절 감상 (0) | 2013.10.18 |
---|---|
[스크랩] 사막의 간헐천(砂漠의 間歇泉) (0) | 2013.10.18 |
[스크랩] 우리의 이미지를 어디에서 어떻게 찾을 것인가? (0) | 2013.09.25 |
[스크랩] 흐르는 봄- 대문스킨 (0) | 2013.08.12 |
-*- 태고의 신비가 숨쉬는 이끼계곡 -*- (0) | 2013.08.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