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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거십오영

미르뫼 2014. 6. 7. 15:57

 

임거십오영의 첫 번째 노래는 이렇다.

 

 

1詠 早春(이른 봄) 

 

春入雲林景物新 봄 든 숲은 볼수록 경치 새롭구나.

澗邊桃杏摠精神 시냇가의 복숭아꽃 살구꽃이 정신을 빼앗네

芒鞋竹杖從今始 짚신에 죽장 짚고 오늘 나섰는데

臨水登山興更眞 물에 이르고 산에 오르니 새로운 天眞함이 일어나네 

 

 

1영은 계정에 머물면서 봄이 오는 것을 느끼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시는 봄을 시각적으로 보여주고 있는데, 총체적 대상은 으로 대표되고 있다. 그리고 숲()에는 시냇가(澗邊)와 복숭아살구꽃(桃杏)이라는 구체적인 시각적 대상이 있다. 즉 계정 앞을 흐르는 紫溪와 그 주변에 흐트러지게 핀 꽃을 내려다 보는 것을 묘사한 것이며, 이를 느끼기 위하여 계정 밖으로 나서는 과정이 묘사되었는데, 아직 초봄이라 계곡물이 많지 않아 물에 대한 언급은 비교적 적다. 한편 이 부분은 회재가 계정이라는 공간을 天眞을 일으킬 수 있는 심성수양의 공간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이다.

 

 

 

 

  2詠 暮春(저문 봄)

春深山野百花新 봄 깊은 산과 들에 온갖 꽃이 새로운데,

獨步閑吟立澗濱 홀로 걷다 한가로이 읊조리며 개울가에 섰네.

爲問東君何所事 묻노니, 동군[봄바람, ]이여 하는 일이 무엇인가?

紅紅白白自天眞 붉은 것 붉게 하고 흰 것 희게 하니 스스로 天眞인 것을. 

 

 

2영은 늦봄을 묘사한 것이다. 늦봄은 초여름이기도 하여 구분 짓기가 모호하지만 굳이 꽃을 반복적으로 언급하여 여전히 봄임을 강조하고 있다. 이 시에는 조춘시에서 등장하는 雲林, 澗邊, 臨水, 登山 등 경관의 대상이 산에서 들()까지 확대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으며, 계정으로의 출입이 가능한 산책로가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이 시에도 천진을 일으키는 공간으로서 계정의 의미가 담겨있다.